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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한국무역협회) 월가의 위기는 오히려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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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연합회(IIF) 찰스 달라라 총재
한국무역협회와 세계경제연구원은 서울 세계무역포럼의 일환으로 찰스 달라라(Charles Dallara) 미국 국제금융연합회(IIF) 총재를 초청, 1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 및 아시아 경제/금융의 전망”을 주제로 특별조찬강연회를 개최했다.
다음은 찰스 달라라 총재 특강의 주요내용이다.
세계금융시장은 1920년대 이래 가장 큰 고비를 겪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나 1980년대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중남미 경제의 침체 등 이전에도 금융시장이 불안정했던 시기들이 많다. 그러나 오늘날의 금융시장은 유례없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제도나 개인적인 결정정책자들에게 엄청난 시간적 압박을 가한다는 점에서 더욱 관리가 어렵다.
오늘의 금융위기는 세 가지 요소의 작용의 결과로 보인다. 세계경의 호황 및 세계금융시장의 넘쳐나는 유동성이 기업들의 단기이익, 단기실적에 대한 과욕으로 이어졌고 이는 금융규율 기강의 해이를 불러일으켰다. 또 대형 글로벌금융기관들의 리스크관리체제의 저하는 투자기관들이 충분한 정보 및 이해 없이 투자를 감행하는 사태를 나았다. 투자결정에 있어 완벽한 정보의 습득 및 이해는 어렵지만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이다. 문제는 오늘날 금융시장의 복잡한 상혼연계성은 더욱더 이러한 이해 및 자기 투자결정에 대한 확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미흡한 규제 및 감독 체제가 미국 모기지 시장의 위기 등 시장에서 무책임하고 때로는 부도덕적인 행동을 묵인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위기는 모기지 브로커, 인수기관, 신용등급기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투자자들 모두의 잘못의 결과이다. 이러한 제도적 취약점을 극복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며 이러한 극복은 여러 단계의 개혁을 걸쳐 이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금융산업이 이러한 미흡한 점들을 인정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금융기관들은 그동안 금융이 주가 아니라 글로벌경제 즉 생산이 주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현재 뉴욕 월가의 많은 금융기관들은 사실 파산이 아니라 고객의 신뢰 상실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다.
금융제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 및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번 금융위기로부터 우리가 배운 교훈에 대해서 생각해보고금융제도의 안정을 위한 제안을 한다면 새로운 금융시장 모니터제도를 도입하여 분기마다 민간금융기관까지 모니터해서 버블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사실 지난주 동경에서 같은 주제로 강연을 했지만 그 내용이 쓸모가 없어질 만큼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바뀌고 있다. 오늘의 이 내용도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당분간 불안정성과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금융시장의 위기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사태와 연동되어 있어 더욱 극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최악은 지난 것으로 시장은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기업들은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고 당분간 분기별 손실이 지속되더라고 그 규모는 상당히 축소될 것이다. 현 금융위기가 지나기까지는 약 9~1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몇몇 금융기관들이 파산했지만 이것이 세계금융시장의 붕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외부에서 봤을 때 현 한국의 위기의식이 다소 의아하게 느껴졌는데 서울에 직접 와보니 더욱 의아하다. 물론 세계시장의 여파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이해가 가나 현상황이 한국경제에 현재 특별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전반에 경제성장이 더뎌진 것은 사실이나 금융위기나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20%가 넘고 외환보유고도 2000억 달러가 넘는 것을 감안할 때 한국은 타국가에 비해 사정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월가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잠재력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정책결정자들이 금융시장의 기반을 개혁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당장의 불안정성보다 중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시장은 본질상 변동이 심하다는 진리를 받아드리면서 한국경제의 기반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의 은행들은 오히려 오늘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좋은 위치에 있다. 금번의 위기를 아시아태평양의 금융시장, 더 나아가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로 삼을만하다. 그러기 위해서 글로벌한 사고방식과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 오늘의 한국경제의 큰 문제점 중에 하나가 지난 7~8년간 일자리 창출이 없는 경제성장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오늘날의 이러한 문제가 10~15년 뒤에도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 서비스 분야의 글로벌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열어야 할 것이다.
현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 및 세금감면 등은 레이건 정권 당시 재무부 차관을 지낸 본인의 입장에서는 매우 환영할만한 결정이라고 본댜. 특히 한국은 이미 이전 정권 때부터 규제완화에 많은 진전을 보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국내금융시장의 개방화는 정부차원의 금융 및 IT산업의 강화 및 금융허브의 추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개방된 사고방식을 요한다. 언어, 문화적 장벽들을 제거해 외국투자자들이 와서 생활하고 싶은 곳으로 한국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아시아의 금융중심지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여전히 개선되어야할 구조적 문제들이 많다. 한국의 지도자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주요 질의응답 내용
Q.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플레이션 방어 정책도 중요하다. 현재 미국 경제는 성장 둔화와 더불어 인플레 상승의 위험이 동반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동결 결정에 동의함
Q. 10년 전 한국의 금융위기는 IMF의 관리체제로 극복을 했다. 이번에는 전 세계가 글로벌기준으로 삼는 미국이 위기상황에 당면했는데 미국은 IMF와 같은 외부의 관리체제 없이 자력으로 회생할 수 있는가? 또 이번 대선의 결과가 금융위기 극복 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오늘날 시장의 현실로 보아서 IMF는 미국이 이번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건설적인 관리자가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IMF 대신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물론 IMF가 중요한 협력상대로서 잠재력이 있지만 IMF의 역할에는 G7의 결정이 중요하고 G7은 사실 오늘 세계경제의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G7은 진작 중국 등을 신흥 경제세력을 포함시키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했어야했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던 출근 첫날부터 이 문제를 다룰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금융위기 대처방안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고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미국의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라고 본다.
한국 역시 1997년 금융위기 당시 정권교체를 겪으면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만큼 미국도 이번에 정권교체와 병행하여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이번 계기를 통해 미국의 금융산업이 보다 강화된 모습으로 회생할 것으로 믿는다.
Q. 이제 투자은행의 시대는 지났고 시중은행의 시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투자은행과 시중은행으로 이분화해서 생각할 흑백논리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현재의 wholesale funding에 의존하는 독립투자은행의 개념은 끝났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투자은행의 활동들이 있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투자은행이 변화되고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Q. 월가의 위기가 한국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꿈을 크게 잡고 한국이 뉴욕을 대체할, 아시아가 미국을 대체할 세계의 금융허브로 성장할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금융기관은 더욱더 성장하고 허브를 형성할 잠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 다양한 언어적, 문화적 차이점 등 지역으로서 상당한 도전과제들을 극복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비전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포착하는 행동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찰스 달라라 총재가 재임하고 있는 국제금융연합회(IIF)는 세계 360여개 금융기관의 연합체로 국제금융분야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달라라 총재는 미 재무부 차관보, 수석정책자문위원, 차관 등을 역임했을 뿐 아니라 JP모건의 Managing Director로 신흥시장리스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세계 최고급의 경제/금융 전문가이며 1993년부터 15년간 IIF 총재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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